2013 희망의 운동화 나눔 축제 후기
5월의 끝자락과 6월의 시작에 걸쳐 3일간 진행된 2013 희망의 운동화 나눔 축제,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했습니다.
축제가 시작하기 직전 며칠간 쉬지 않고 비가 쏟아져서 광장이 젖어있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리 축제가 열리는 삼일 동안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너무나 화창했답니다. 오히려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에 모두들 새까맣게 타버렸지요.
축제 기간, 광화문 광장은 온통 푸른 물빛으로 넘실댔습니다. ‘메솟을 그리다, 하나의 바람으로’라는 문구에 걸맞게 이번 축제의 컨셉 색깔은 ‘바람’의 색깔인 하늘색이었거든요. 맑은 하늘색과 버마의 국기 색깔을 상징하는 빨강, 노랑, 초록, 그리고 파랑의 바람개비가 어우러진 광화문 광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축제 첫 날 정신없이 짐을 나르고 현수막을 걸다가 어느새 모습을 갖춘 광화문 광장을 바라보니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지난 몇 달간 머릿속으로만 어렴풋이 그려왔던 그 모습이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니 신기하고 감격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그동안 제 시간에 귀가도 못 하고 너무나 고생 많았던 스탭들의 얼굴이 하나 하나 떠올랐습니다.
이번 행사의 일등 공신은 뭐니뭐니 해도 청소년 기획단 '미지커즈'입니다. 축제의 캐치 프레이즈, 컨셉, 프로그램 기획, 그리고 물품 제작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한 미지커즈! 축제 당일에도 공강 시간을 활용해서 학교와 광화문을 오가며 땡볕에 화상 입는 줄도 모르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미지커즈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어쩜 이렇게 멋진 친구들만 모아 두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몇 달간 기울인 모두의 노력이 아깝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멋진 광화문 광장을 보면서참 행복했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시무시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운동화 그리기에 참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토요일에는 천막이 부족해서 스탭 대기실과 내빈실 천막까지도 모두 그리기 방이 되어버렸지요. 땡볕 아래 깔아놓은 현수막 위에서도 운동화에 정성껏 그림을 그려주시는 분들에게는 열악한 환경밖에 제공해드릴 수가 없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한가득이었답니다. 이 분들의 정성과 마음이 메솟의 친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3일간 광과문광장에 머물면서 수천 명, 혹은 수만 명 - 도저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이들이 우리가 전시한 운동화를 바라보고, 기뻐하고, 감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축제 현장을 지나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참 많이 들었던 질문 중의 하나는 “이거 파는 건가요?”입니다. 이 질문으로 미루어 보건대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우리 축제가 ‘광화문 광장에 손으로 그림 그린 운동화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더라.’ 혹은 ‘광화문 광장에 가니 낙서를 할 수 있는 거대한 운동화 하나가 있더라.’ 정도의 감상에서 그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우리 축제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다음 희망의 운동화 나눔 축제를 준비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축제의 의미를 모든 이들에게 보다 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고민해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우리 축제를 잠깐의 구경거리로 지나치지 않고, 우리가 운동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희망의 의미에 공감하며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운동화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그림 그리기, 그리고 맨발 체험을 비롯한 각종 체험 행사를 통해 그 분들이 지구 건너편에서 살아가고 있는 난민 어린이들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면, 그리고 우리 축제에 참여한 경험이 그들의 가슴 속에 오래오래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2013년 희망의 운동화 나눔 축제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찾아가는 희망의 운동화’는 연말까지 계속됩니다. 이제는 광화문 광장이 아닌 우리 일상과 접해있는 보다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희망의 운동화 나눔을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희망의운동화 나눔축제 @ 광화문광장, 5.3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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