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울린 메아리
귀한 사람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누구든지 첫 만남은 낯선 법이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처음 찾아간 미지센터는 나에게 낯설음만 주었다. 첫 모임에서 나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을 만큼 낯선 환경을 맞이했다.
하지만 뜻이 같은 사람과 친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음엔 낯설게만 느껴지던 사람들은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함께해주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현지에서 나는 우리 희망 정원단이 없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로를 위해주고 배려해주는 그 모습들을 잊을 수가 없다. 귀한 사람들을 얻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누구보다 특별했던 경험
한 때 나는 잠시 동안이지만 난민으로 생활하던 때가 있었다. 고향을 떠나 3국을 떠돌면서 난민 신분으로 살았다. 난민신분이었던 내가 난민캠프로 희망의 운동화를 전달하러 간다는 것은 더없이 특별하고 귀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그곳으로 떠나기 전 나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인 카렌족이 살고 있는 난민촌이다. 버마의 소수민족인 그들은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서 고향에 돌아가기를 기다리며 지내고 있었다. 그곳 친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운동화를 전달했다. 우리는 그곳에서 여러 학교를 찾아다니며 난민들을 만났다. 우리를 맞이해주는 그들은 너무나 밝고 순수한 친구들이었다. 운동화 한 켤레를 받고 행복해하는 학생들 모습은 내 마음속에서 잊혀 지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왜서인지 난민촌에서 고향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내가 어릴 적 살던 고향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난민생활을 하는 그들에게서도 난민이었던 나의 모습을 보았다. 나와는 다른 이유로, 다른 환경에 살고 있지만 난민이었던 나와 똑같은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이 나와 유사했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되고 잊지 못한다.
마음이 풍족한 사람들
한 때 난민이었던 나임에도 불구하고 떠나기 전 내가 생각한 난민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 이미지였다. 가엾게도 연민의 마음을 안고 떠났다. 실제 만난 친구들은 가난했다. 집도 가난하고 먹을 것도 많지 않았다. 우리보다 옷도 잘 입지 못하고 그 자체 가난한 난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겉은 가난해 보였지만 마음은 절대로 가난하지 않았다. 의지가 넘치고, 누구나 희망이 있고, 가난한 환경이지만 행복한 모습과 작은 것의 감사할 줄 아는 그들은 절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좋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지만 마음이 가난한 나보다 훨씬 풍족한 사람들이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나는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처음 한국에 와서 자유가 생기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나는 희망으로 가득 찼었다.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았다. 그러나 지금 나는 미래가 암담하다. 여느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취직을 고민하고 사회에서 원하는 것을 하려고 애쓴다. 그렇게 사회에서 원하는 것을 쫓기 바쁘고 전혀 특별함이 없이 지내고 있던 나에게 처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여정을 떠난 우리는 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아리가 되는 역할이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받고 돌아왔다. 그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메아리는 지금도 내 마음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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