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남산 국립극장 앞 광장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하얀색, 하늘색 풍선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이 곳은 바로 <2011 유니세프 사랑의 맨발걷기 대회>의 출발지점이다. 광장 앞 무대에서 걷기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축하행사에 참여한 어린이, 중고생, 대학생들과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약2500명의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이 설레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신발을 벗고 젖은 남산을 걷던 시민들. 그 어느 해보다 따뜻했던 2011년 사랑의 맨발걷기 대회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유니세프 사랑의 맨발걷기대회가 17회를 맞았다. 올해 맨발걷기대회는, '맑은 파란 친구와 함께'라는 주제로 물을 얻기 위해 매일 먼 길을 신발도 없이 걸어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해보고, 체험해 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맨발걷기뿐만 아니라 각종 구호물품 체험, 물긷기 체험 등 행사의 취지에 맞는 다양한 체험행사도 같이 진행되었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돕는 데 쓰이는 구호물품을 알아볼 수 있는 스티커이다. 스티커를 다 모아야지 봉사시간을 받을 수 있었다.

 

맨발걷기대회가 개최되었던 5월 21, 어두운 하늘은 당연하다는 듯이 비를 내렸지만, 개그맨 변기수의 진행으로 시작된 축하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비가 서서히 멎어가 순조로운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인사말 및 행사안내가 끝난 후  <GO, Go아프리카>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 인들의 전통악기 연주 및 춤 공연이 열렸다. 그들은 경쾌한 음악과 함께 아프리카 특유의 음색으로 참가자들을 사로잡았다. ‘한국 너무 사랑해요.’ 를 서툴게 발음하며 노래해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기도 하였다.

행사는 개그맨 변기수 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축하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모두 걷기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과 함께 남산을 올랐다. 하지만 그날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신발을 벗지 않을 것을 권장하였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신발을 신은 채 걸었다. ‘맨발의 의미가 큰 행사이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왔기 때문인지 몇몇 참가자들의 표정에 실망함이 역력했다. 그 때, 참가자들이 하나 둘 신발을 벗기 시작하였다. 아이의 신발을 벗겨주고 함께 맨발로 걷는 가족, 친구, 학생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과감히 신발을 벗고 비가 내린 땅을 밟는 사람들은 굉장히 설레고 뿌듯한 표정이었다. 맨발을 택한 그들은 신발을 신고 걷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즐겁게 대회를 즐겼다. 초등학생 아이들은 차갑다고 하면서도 누구보다 신나있었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걸어가는 어린아이들도 처음 해보는 경험에 들뜬 표정이었다. 우리가 지금 왜 맨발로 걷는지 설명해주는 학생들과 함께 온 초등학교 선생님도 있었다. 유니세프가 왜 맨발걷기 대회를 열어왔는지 가슴으로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맨발로 걷는 길은 차갑고 딱딱했고 발은 금새 더러워졌다. 하지만 약 2시간의 걷기대회는 참가자들에게 평소에는 생각 조차 하지 않았던 지구 반대편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도착지점인 목멱산방에 다다른 참가자들의 발은 흙으로 지저분해졌지만 누구 하나 싫증 내는 사람 없었다. 비가 와서 오히려 더 특별했던 <2011 유니세프 사랑의 맨발 걷기 대회>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유니세프 사랑의 맨발 걷기 대회는 가족, 친구 또는 연인들과 특별한 추억도 만들고 5000원의 참가비는 기금으로 활용되어 내가 직접 가난한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대회다.
매년 열리는 행사이니, 올해 참가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내년에 한번 참가해보도록 하자.

 

<영상취재: 서용민, 리포터: 최한나>


참가 신청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누리집(www.unicef.or.kr)에서 있으며, 참가비는 5000원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참가자에겐 4시간의 자원 봉사 확인증을 준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