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19일!
네 번째의 ‘6’이란 숫자 덕에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날짜이지만, 필자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바로, 세상에 처음으로 내 자신을 드러낸 후로써는 최초의 해외비행이었고, 또한 난생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고등학생으로, 이제 곧 봄이 오니깐 요즘 따라 괜히 옛 생각이 나곤 한다. 설렘 반, 무서움 반으로 한국식당만 물색하고 다녔던 것이 어제 같기만 한데, 이제는 길가의 행인들에게 거리낌없이 길도 묻고, 중국식당에 가서 스스럼없이 중국음식을 시켜먹는다. 달고 짜고 시고 매콤한 중국요리를 입에 ‘쏙’ 넣다 보면 한국에 있는 여러분들과 나눠먹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그 생각이 마침 떠오른 지금, 화려한 중화요리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자!
“네 발 달린 것 중에서 책상만 빼고 다 먹는다.”
필자가 현재 친구들과 정답게 웃으며 뛰놀고, 다양한 언어와 문화 속의 소용돌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곳은 4천 년이라는 긴 세월의 역사를 지구의 한 곳에서 굳건히 지켜온 광활한 대륙, 중국이다. 물론, 4천 년의 그 기나긴 세월 속에서 화려한 중화요리의 역사가 존재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황제만의 호화스러운 궁중요리부터 순박하면서도 독특한 향을 간직한 서민요리까지, 국토가 넓음을 이유로 각 지역의 기후와 산물과 문화, 그리고 풍토에 따라 중국의 요리는 그 다양한 맛과 특징이 매력이다. 돼지고기, 콩나물, 두부 등 듣기만 해도 침이 고일 정도로 친숙한 재료로 만들어 진 요리들이 있는가 하면, 불가사리, 모기 눈알, 닭 머리, 다람쥐 등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기상천외한 재료로 만들어진 요리도 있다.이 풍부하고 개성적인 면모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중국요리는, 현재까지도 세계 3대 요리로 손꼽히고 있다.
‘가지각색의 풍미와 천차만별의 특징’은 전체적인 중국요리를 설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음식의 다양성 덕분인지 중국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 ‘东辣,西酸,南甜,北咸 ’. 바로 ‘동쪽은 맵고, 서쪽은 시고, 남쪽은 달고 북쪽은 짜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중국의 요리는 지역에 따라 각자의 독창적인 맛과, 복잡미묘한 서로만의 개성을 보이고 있다. 그럼 간단히 중국의 4대 요리를 맛보자! 중국기준으로는, 4대 요리로 산동요리, 사천요리, 강소요리와 관동요리가 거론된다.
산동요리
춘추전국시대부터 눈에 띄게 발달된 요리문화로 이름을 날렸었다고 한다. 신선하고 짠 맛을 자주 낸다고 하는 산동요리는, 영양손실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높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 안에 음식을 볶는 요리법이 보편되었다. 그렇지만, 물론 달고 시고 매운 맛도 있다. 해물과 고기를 많이 사용하며, 그다지 복합적이지 않고 본래의 향을 잘 살린 맛에 중점을 두고 있다. 탕/국을 만드는 방법이 중시된다고 한다.
사천요리
삼국시대 촉나라의 지배계급으로 옮겨 온 귀족들이 자신들 고향의 식습관과 조리법을 들여오면서 시작되었다. 그 뒤, 바깥의 이주민들이 사천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사천요리는 각 지역의 독특함을 합친 훌륭한 요리의 결정체로 재 탄생하였다. 특히, 각종 산물들이 풍부하고, 조미료가 복잡하며 맛과 향이 농후하고 매운 맛이 강한 것 그리고 재빨리 양념을 하고서 시뻘건 불에 뚝딱 볶는 것 또한 사천요리의 색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치스럽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넘쳐나는 조미료와 식 재료와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아름다움까지 가미 된 사천요리는 무수히 많은 중국요리들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는다고 한다.
강소요리
처음에는 화양요리로 불렸으나 현재 강소요리로 불리고 있다. 강소성에 있는 양주와 회양일대의 지방요리에, 남경식과 소주식 지방요리가 더해진 것의 결과에 붙여진 이름이 강소요리이다. 온화한 기후와 물과 자주 닿는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음식들과 식재료가 넘쳐났고 요리와 문화의 교류를 위한 교통이 잘 발달되었다고 전해진다. 해산물을 주로 쓰며, 섬세한 칼질이 예술적이고 불의 세기와 가열시간에 따른 조리법을 중요시하고 있다. 요리의 모양이 섬세하고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남경요리는 냉채는 색상이 화사하고 열채는 맛이 진하다. 생선과 새우요리로 명성이 자자하며, 오리요리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소석요리는 전체적으로는 맛이 달지만 끝 맛이 짜며 간장과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수수하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서해요리는 신선한 맛과 짠 맛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광동요리
필자의 많은 친구들은 홍콩사람이다. 그래서 알게 된 바로는, 그 유명한 홍콩이 바로 이 광동성에 소속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 것으로 미루어 보아 광동요리는 매우 이국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 홍콩은 한 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사실 때문에, 광동에 온 유럽인들이 전파한 서양식 요리가 합하여 현재의 매우 이국적인 광동요리가 되었다. 광동은 먹을 거리가 넘쳐나기로 유명한데, 뱀, 쥐, 메뚜기, 박쥐, 해삼, 바다가제, 대하, 게 등등 쓰지 않는 재료가 없다고 한다. 광동의 요리는 계절에 민감하며, 살아있는 싱싱한 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중국기준의 4대 요리에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북경요리
또한 종종 4대 요리에 거론 될 만큼 워낙 명성이 높고 고급스러운 진미요리들로 넘쳐난다. 북경요리 는 궁중요리로서 유명한데, 그것은 몇 백 년간 거대한 중국대륙의 중심지였다는 이유로, 각종 호화찬란한 문화와 예술, 정치, 교육과 경제를 화려하게 꽃피운 중국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북경은 대단히 크고 부유한 도시이기 때문에, 예부터 화려한 장식을 한 고급요리들이 많이 발달했다. 북경은 강한 불로 짧은 시간 안에 조리하는 튀김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고, 짜차이나와 챠오차이처럼 깊고 농후한 맛이 인상적이다. 제일 유명한 북경요리로는 베이징 카오야(북경 오리구이)를 들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하고 화려했던 요리들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중국요리를 위한 요리도구는 굉장히 간단하고 간편하다. 필자가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살았을 때부터 봐왔던 것인데, 텔레비전 속에서 20년 경력의 중국 주방장이 요란하게 움직이던 중화냄비는 누구나 많이 보았을 것이다. 중화냄비는, 두께는 얇지만 깊숙하기 때문에 센 불에서 냄비를 마구 흔들며 볶아도 음식이 흐르지 않는다. 또한 손잡이가 달려있어서 조리하기가 참 간편하다. 거기다 바닥이 원형이라 열이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적은 기름으로도 빠르게 조리 할 수 있다.
‘중화칼’이라 칭해지는 중국요리의 식칼은, 크고 두툼한, 면적이 넓은 사각형의 모양을 지니고 있다. 손잡이는 굵고 짧아서 손 안에 딱 알맞게 쥐어지며, 묵직한 무게와 두툼한 두께 때문에, 알맞은 요령으로 적당하게 힘을 주면 고기의 뼈도 자를 수 있다고 한다. 몇 년 전, 필자가 오렌지를 깎다가 칼이 너무 무뎌서 재미 삼아 중화칼로 썰어보았는데, 가볍게 한번 내리쳐도 너무나 잘 잘라지는 바람에, 종종 중화칼로 자잘한 음식들을 썰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이젠 위험해서 별로 안 그러지만.
이렇게 간단하기만 한 조리도구에서 화려하고 풍요로운 중화음식이 그 동안 무수히 만들어졌던 것이다. 도구의 단순함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의 식재료는 참으로 가지각색이었다고 전해진다. 네 발 달린 것 중 탁자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을 들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이, 설마?’라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필자가 처음 중국에 왔을 때도 기겁을 하며 설마, 설마 하곤 했었다. 하지만 그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 하지 않았는가. 중국은 광활한 자신의 안에서 잡힐 수 있는 갖가지 생물을 식재료로 쓸 줄 아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 중 예로, 중국요리에서는 진귀한 식재료로 알려진 ‘팔진’이란 것이 있다. 바로,
*매미의 뱃가죽- 단복
*표범의 탯줄- 표태
*사슴의 울대- 녹향
*낙타의 발굽- 타제
*낙타의 등의 혹- 타봉
*잉어의 꼬리- 이미
*곰 발바닥- 웅장
*원숭이의 입술- 성순
이들이 그 것이다. 중국 5년 차인 필자도 본 적이 없는 음식인 만큼, 옛날부터 팔진은 최고급 식재료로 쓰였다고 한다. 특이하다 못해 엽기적이기 까지 할 수도 있고 동물 애호가들의 가슴을 들쑤셔 놓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음식들은, 유구한 중국 역사 내내 전해져 내려온 중국요리 문화만의 독특한 개성이자 고유한 일부분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중국요리가 이렇게 무조건 특이하고 기괴하기까지 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음식의 열렬한 팬이 되어가고 있는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중국요리들 중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음식들이 꽤 많다. 간장 삼겹살, 계란 볶음밥, 생선찜 등등이 바로 그 것이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야말로 좀 더 먹고픈 음식들을 맛나게 알아보자.
火鍋 (huo guo, 훠궈)
중국식 샤브샤브로, 순한 맛과 매운 맛의 두 가지 육수에 고기와 채소를 익혀먹는다. 한국인들이 가장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으로, 두 가지 육수가 대조를 이루어 입맛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麻拉豆腐 (ma la dou fu, 마라또우푸)
한국식으로는 ‘마파두부’이다. 정방형으로 깍뚝 자른 두부에 새빨간 기름소스를 얹어 내놓는 요리이다. 사천음식으로, 매운맛이 특징이다.
糖醋里脊 (tang cu li ji, 탕추리지)
현재 우리나라 전국 곳곳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집 탕수육의 원조로, 튀김 옷을 입힌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긴 후, 달짝지근한 소스를 얹어먹는다. 영어로는 Sweet-and-sour-pork라고 불리는 만큼 소스가 달면서도 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때때로 과일과 야채가 소스 안에 같이 나오기도 한다.
饺子(jiao zi, 쟈오즈)
대표적인 중국음식으로 남녀노소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쟈오즈는, 우리나라의 만두 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만두와는 달리, 만두소의 종류가 여러 가지인 것이 특징이다. 고기로 만든 소,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 소, 계란과 볶은 야채 소, 깊고 진한 꽃게살과 스프로 만두를 채운 소 등등, 중국의 만두는 가지각색이다. 광동어로는 ‘딤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香姑油菜(xiang gu you cai, 샹구요우차이)
표고버섯과 청경채라는 푸른 야채를 기름에 볶으며 소금으로 간을 한 요리이다.
표고버섯의 부드럽고 향긋한 맛과 청경채의 아삭거리는 질감이 어우러져 특히 여성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宫保鸡丁(gong bao ji ding, 궁바오지딩)
닭고기를 조각조각 썰어 땅콩, 고추, 오이 등등의 재료를 술과 간장, 설탕 등의 양념으로 간을 내어 볶은 음식이다. 매콤함 속의 닭고기와 뽀드득 씹히는 고소한 땅콩의 조화가 일품이다.
北京烤鸭(bei jing kao ya, 베이징 카오야)
원나라 시대 때부터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온 북경요리의 대표음식으로, 특수한 방법으로 길러진 오리의 살과 껍질 사이에 바람을 불어넣은 후 달콤한 소스로 양념을 하여 장작불에서 서너 시간 훈제한 요리이다. 윤기가 흐르는 달콤한 고기 한 점을 담백한 전병이나 야채에 싸서 특제소스에 찍어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이 외에도 중국 주식요리와 반찬요리는 수만 가지가 넘는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숫자의 음식이 화려하고 다양한 개성으로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만의 각자 독특한 향 때문이었다. 중국요리에서는 각종 향신료와 조미료가 음식의 향을 내기 위해 자주 쓰인다. 넘쳐나는 향신료 중, 이들 들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녹말
녹말은 음식의 촉감을 보드랍게 하고, 기름진 맛을 없애고, 음식이 보온효과를 띄게 하고 맛을 더 내게 하기 위해 자주 쓰였다.
녹차
녹차는 보온효과와 은은한 향을 내기 위해 쓰였다.
소회향
맛을 돋우기 위해 사용되었다.
고량강
술 해독에 쓰였다고 한다.
향채
향채는 서너 번 씹으면 입 안에 확 퍼지는 특유의 향이 특징적인 채소이다.
주로 음식에 향을 내기 위해 탕에 넣어 끓이거나 고기와 같이 볶는데, 그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이렇게 화려하고 톡톡 튀는 중국의 많은 음식들을 봤으니 배가 고파졌다면 집에서도 간단히 중국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따라 해보자.
西红柿炒鸡蛋(xi hong shi chao ji dan, 시홍스 차오 지단)
계란과 토마토를 같이 볶은 음식으로, 보들보들해진 토마토와 담백한 계란의 맛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넘친다.
재료(4~5 인분): 토마토 3개, 계란 5개, 소금 약간, 좋아하는 야채 조금
조리법:
1. 토마토를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여러 조각 썰어 놓는다.
2. 계란들 깨뜨린 것, 소금, 좋아하는 야채를 한 그릇에 모아놓고 같이 저어준다.
3. 프라이팬에 적당량의 기름을 두르고, 저어놓은 계란을 붓는다.
4. 익을 때까지 계란을 조심하게 저어주어 한 입 크기로 조각조각 잘라지도록 한다.
5. 계란이 익었을 즘에 준비해 둔 토마토를 프라이팬에 넣어서 물이 나올 때까지 살살 익혀준다.
6. 접시에 담아내고 맛있게 먹는다.
참고: 익은 토마토가 생 토마토보다 훨씬 더 영양가가 높다고 한다!
南瓜饼(nan gua bing, 난과빙)
달콤하고 쫄깃한 맛이 특징인 호박으로 만든 찹쌀도넛이다.
호박이 담백하고 싱겁게 느껴지지가 않고, 은은하고 향긋한 향이 느껴지기 때문에, 아이들 간식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재료: 호박, 물, 밀가루, 찹쌀가루, 팥 앙금, 설탕
조리법:
1. 깨끗한 호박을 껍질을 벗기고 깍뚝 썬다.
2. 호박을 냄비에 넣고, 수증기로 찐다.
3. 호박을 빻은 것과 밀가루, 찹쌀가루를 각각 5:4:1 비율로 적당량의 물과 잘 섞은 후 설탕을 넣고 저어준다.
4. 동그란 공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호박반죽을 납작하게 하여, 팥 앙금을 넣고 다시 동그랗게 반죽한다.
5. 완성 된 반죽을 젓가락으로 줄을 그어 호박처럼 보이도록 한다.
6. 기름을 살짝 두른 프라이팬 위에 반죽을 얹고, 겉 반죽이 약간 바삭바삭하고 노릇하게 익을 정도로만 살짝 지진다.
7. 예쁜 접시에 담고 따뜻해 질 때까지 조금만 식힌 후, 마음껏 먹는다!
참고: 프라이팬에 반죽을 지지기 전, 좋아하는 대로 모양을 내도 된다.
가족과 친구들과 같이 나눠먹을 맛깔스러운 중국음식들을 만들었다면, 중국식 음식문화도 잘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중국에서 다같이 식사 할 때에는, 중간에 음식을 올려놓고 회전을 하며 음식을 가져다 먹게 되어있는 둥그런 테이블에 빙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회전탁자에 올려진 음식은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주빈부터 덜어먹는다. ‘조갱’이라는 수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저는 탕을 마실 때에만 쓰이고 밥과 국수는 젓가락을 사용하여 먹는다. 그 이유로, 젓가락으로 쌀 낟알을 떨어뜨리지 않고 먹기 위해 밥그릇을 들고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은 오히려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지는 않는다.
또한, 음식이 연이어 차례차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특별한 탕을 제외하고는 한가지 음식은 하나의 접시에만 수북이 담아져 나오기 때문에, 숟가락으로 자신의 개인 접시에 덜어서 먹어야 한다. 또한, 건배를 할 때에는, 앉은 채로 잔을 탁자에 살짝 두드리며 한다. 하지만 공식적이거나 엄격한 자리가 아니고서는 편한 사이의 사람들과는 굳이 모든 예절을 다 지킬 필요는 없다. 필자도 친구들과 매번 교내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지만, 한번도 두뇌를 굴리며 음식을 먹어본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이 난다.
중국요리와 그의 역사와 문화는, 이렇게 보여졌듯 화려하고 웅장한 풍요로움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요리는 정교하고 호화로우면서도, 다양하고 재미난 맛으로 한번 본 맛을 잘 잊지 못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중국요리의 세계는 심오하고 섬세하다. 덧붙이면, 향, 맛, 색깔을 고루 갖춘 음식이 진정한 중국요리로 인정된다고 한다. 이렇듯, 중국요리는 단순히 생명을 먹여 살리고자 몇 천 년의 역사 속에 존재 해 왔던 것이 아니라, 예술로서 찬란한 중화문화를 꽃피웠던 요소들 중 하나였다. 가족과 친구들을 불러서 간만에 주방에서 실력발휘 해보고, 중국문화를 깊이 음미한 뒤, 정겹게 담소를 나누고 은은한 우롱차 한 잔 마시며, 4천 년 세월 거슬러 입 안으로 ‘쏙’ 들어간 중화 한 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