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에 첫 발을 내딛다
2월 25일, 미지센터는 새로운 얼굴들로 북적였다. 미지센터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2월의 '미지 ON DAY(이하 미지온데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러 온 청소년들이었다.
참가자들은 처음 본 친구들과 한 조를 이루어 앉으니 어색해하다가 이내 곧 조심스럽게 말을 떼기 시작했다. 어느 학교에서 왔는지, 그 학교는 어떤지, 여긴 어떻게 알고 왔는지 등을 물으며 새 학기 친구를 사귀듯 서로 자연스럽게 말문을 텄고, 그렇게 미지온데이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한 가운데 시작되었다.
미지온데이는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 를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프로그램. 2000년 5월 출범한 청소년 특화센터인 미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설립 목적인 세계시민으로의 성장과 문화 간 이해를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 날 프로그램은 전세정 청소년 운영위원의 퀴즈로 시작됐다. 미지센터를 처음 방문한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미지가 하는 일과 프로그램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각자 교류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대화가 이어졌다. 이어 미지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의 미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함께 참가한 학부모들도 국제교류기획캠프 등 미지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에 동참했고, 미지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에 대한 관심도 엿볼 수 있었다.
미지 소개와 프로그램 설명 시간이 끝나고 미지센터 최영란 팀장이 마련한 게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 팀장이 제안한 게임은 한 마디로, 사탕을 나눠 갖는 게임이었는데 처음 규칙은 조원끼리 보이지 않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1개 이상씩 꼭 가져가고 한 조를 모두 돌고나서 주머니에 사탕을 남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대화를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만약 조를 돌고도 사탕이 남는다면 다시 몇 개의 사탕을 보충 받고 다시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다. 대화 없이 게임을 시작하니 모두 조용한 가운데 사탕을 가져갔다. 조원이 모두 하나씩 가져가려면 얼마나 가져가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게임을 하자 게임은 규칙대로 진행되기 어려웠다. 생각보다 적은 사탕의 수에 사탕을 한 개도 받지 못한 조원도 있었고, 사탕을 너무 많이 집어 실패한 조도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게임을 시작하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이번엔 주머니의 사탕의 개수와 보충받는 사탕의 수를 알 수 있었고 대화가 가능했다. 단 세 가지의 규칙만 달라졌을 뿐이었다. 특히 내가 참여했던 조의 상황은 정말 대조적이었다. 처음엔 집어가는 사탕을 한 개도 받지 못한 조원이 있어 게임이 실패한 반면에 두 번째 게임에선 남은 사탕의 수와 그 두 배가 보충된다는 것을 알고 조원들끼리 협동해서 모두 똑같이 열 개가 넘는 사탕을 받고도 게임을 계속할 수 있었다.
게임을 마치고 최 팀장은 주머니의 사탕을 지구의 자원으로, 보충될 사탕을 재생하는 자원으로, 조원들을 각 나라라고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처음의 어려운 용어가 담긴 설명 때보다 게임을 진행한 후 소감을 발표하는 경우가 참가자들이 많아졌다. "이해하기 쉬웠어요," "국제교류가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아요," "게임이 정말 상징적인 것 같아요" 등 게임 후 소감발표시간은 다양한 의견으로 더욱 뜻깊었고, 게임을 통해 처음에는 생소하게 느껴졌던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깝게 다가왔다.
강의가 끝나고 청소년운영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미지센터 시설을 둘러보았다. “남자친구 만들어서 꼭 오세요” 하는 농담에 웃음을 터뜨리며 어느새 친해진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기 바빴다. 한층 가벼워진 분위기 속에서 두 번째 강의를 마친 후 미지온데이 일정이 끝났다.
이번 미지온데이 프로그램에서 활약이 돋보였던 미지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청운위) 전세정, 최지석 위원을 만나보았다.
1) 이번 미지온데이를 준비하면서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전세정 청소년 운영위원(이하 ‘전’) : 국제교류활동을 미지센터로 처음 접해본 저로서는 이번 미지온데이가 고등학생으로서, 청운위로서 마지막 미지센터 활동이라 의미가 아주 컸어요. 의미가 큰 만큼 제가 전달하고 싶은 바를 경험담으로 많이 담아 표현했는데 참가자분들께서 공감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최지석 청소년 운영위원(이하 ‘최’) : 청소년 운영 위원으로서 가장 자주 하는 행사가 미지온데이인만큼 국기캠(국제교류 기획캠프) 다음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행사에요. ‘내가 정말 미지센터를 대표해서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구나.’ 하는 마음에 자부심이 들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하기 때문에 책임감도 들어요.
2) 매달마다 미지온데이의 주제가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미지온데이는 어떤 주제로 준비하셨나요?
전 : 청소년 운영위원들이 13명인데 3-4명으로 팀을 나눠서 네 팀이 돌아가며 일년의 미지온데이를 맡아요. 일 년에 3번에서 4번 정도 미지온데이를 준비하는 거죠. 주로 요즘 소식이나 미지센터의 행사에 대한 정보를 주제로 삼고 홍보하고, 미지센터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최 : 이제 3월이면 새로운 ‘청운위‘ 분들이 활동을 새로 시작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저는 청소년 운영위원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3) 참가자의 반응을 어떻게 느끼셨나요?
전 : 참가자 분들의 연령이 거의 중고등학생이시다 보니 나이차도 많지 않고, 동갑인 분들도 많아요. 앞에 나서서 발표해 본 일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강연을 한다는 게 부담이 되고 또 제일 힘든 일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번 미지온데이 참가자분들의 반응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강연이 끝나고 핸드폰번호를 알려드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후에 문자도 많이 왔어요.
최 : 1월 미지온데이를 시작할 때, 접수하신 분들 중에 여러 사정으로 불참하신 분들이 많아 이번에도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런데 걱정했던 것이랑은 다르게 소통도 더 잘되고,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관심도도 열정도 많아 보였구요, 미지센터에 대해 알고 싶어서 오신 분들이 많았거든요.
4)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해주시겠어요?
전 : 어떤 분들이든지 미지센터 활동에 참여하실 수 있다는 점,이걸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청소년운영위원도 미지센터 운영에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이잖아요, 청소년들이 미지센터를 더 가깝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최 : 미지온데이는 청운위가 심혈을 기울여서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에요. 미지센터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구요. 이번 참가자 분들이나 다른 청소년 분들도 청운위에 대해서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아쉬움으로 쉽게 자리를 떠나지 않는 친구들이 보였다. 청소년 운영위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참가자들은 위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처음 시작할 때 어색하게 마주앉아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언니, 언니하며 작별인사를 친구들이 여럿이었다. 경험담을 나누며 가까운 공감대를 갖고 싶다던 전세정 위원과 최지석 위원의 바람은 이미 이루어진 듯 보였다.
이번 미지온데이는 국제교류와 더불어 미지센터, 그리고 다른 국제 활동들에 청소년들이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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