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 뜨거운 중남미의 열정을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다!

 

-2012 중남미 문화 축제의 현장,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기-

 

 

 

활기차고 뜨거운, 열정의 나라 하면 떠오르는 국가들이 자리잡은 중남미. 이런 중남미에 대한 대중적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흔히 '라틴아메리카'로 불리우는 중남미는 다소 생소한 대륙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3일까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외교통상부 주최로 청계광장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에서 열린 2012 중남미 문화 축제 (http://www.latinfestival.kr) 에서는 '라틴의 열정'을 조금 더 가깝게 느껴볼 수 있었다. 


 

중남미 문화 축제는 쌍방향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외교통상부가 2006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행사. 그동안 아프리카 문화 축전, 아랍 문화 축전, 실크로드 문화 축전 등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생소하고 문화적 교류가 미진한 지역인 동남아, 아랍, 중앙아시아, 흑해연안 국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해왔다. 올해에는 중남미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좋아할 만한 행사들이 열렸다. 라틴의 문화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공연, 식음체험부터 문화 설명회, '라틴아메리카를 만나다' 전시회 등의 행사들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공연장 입구에 자리잡은 '라틴아메리카를 만나다' 전에서는 라틴아메리카 13개 국가(도미니카, 멕시코,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브라질, 과테말라, 에콰도르대사관, 칠레, 온두라스, 페루)의 대표 관광 사진 외에 각종 영상물도 상영하고 있었다. 특히 이 전시는 일반적인 박물관처럼 전시물을 딱딱한 배열로 두지 않고 자유로운 형태로 걸어두어 많은 관람자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라틴아메리카를 만나다' 전은 공연장 입구에서 열리고 있는 만큼, 공연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거쳐가는 곳이기도 했는데 이 곳에 늘어선 긴 줄은 공연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나타내기에 충분했다. 공연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은 바로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수준급의 퍼포먼스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TV 에서나 주로 보던, 전통 복장을 입은 중남미 현지인들이 삼바, 레게, 보사노바, 탱고 등 라틴의 다양한 음악 장르에 맞춰 열정적인 댄스를 선보였다. 자메이카의 씨-샤프(C-Sharp)팀, 아르헨티나의 헤수스 아리엘 이달고, 콜롬비아의 끄레올(Creole)팀 등 해외에서 초빙된 공연단들이 분위기를 띄웠고, 한국의 남미 음악단인 ‘라-퍼커션’ 팀까지 가세하면서 공연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사진 출처- 중남미 문화 축제 웹사이트>

 

 

이번 라틴 음악 공연은 말의 머리뼈로 만든 악기, 빨래통을 이용한 악기 등 우리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악기로 정겨운 소리를 만들어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관객들은 라틴의 음악에 매료되어 일어나서 크게 박수도 치고, 다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라틴음악을 통해 관객석이 하나가 되었던 것. 특히 이번 행사에는 젊은 층의 참여가 많았는데 공연하는 도중 열광적으로 반응을 보였던 이현지 (이화여고, 17) 양과 짧게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이현지 (이화여고, 17)

 


Q.아까 굉장히 열광적으로 반응하던데요.

제가 원래 이런 스타일은 아닌데, 라틴 음악 공연하는 것을 보니 저도 모르게 몸이 흔들렸어요. (웃음) 라틴 음악을 오늘 처음 접해봤는데, 이렇게 흥이 나고 재미있는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화려한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해서 그런지.. 집에 가서 라틴 음악에 대해 찾아보려고 해요!

 

Q.이번 중남미 문화축제를 어떻게 찾게 되었나요?

시험도 끝나고 주말에 답답해서 친구들과 가볼 만한 곳을 생각해봤어요. 사실 다른 곳들은 너무 많이 가봐서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어딜 갈까 하고 고민하다가 마침 여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중남미 문화축제가 열린다는걸 알았어요. 중남미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또 행사 내용을 찾아보니 재미있는 것도 많을 것 같아서 왔죠. 저희 집이 여기랑 가깝거든요. (웃음) 그래서 겸사겸사 왔습니다.

 

Q.여길 둘러보면, 다른 청소년들도 굉장히 많이 왔어요. 청소년의 입장에서 중남미 문화축제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음.. 일단 저희는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중남미 음악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새롭다는 점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끈 것 아닌가 싶어요. 또, 지금 저기 밖에 나가면 할 수 있는 식음체험도 그래요. 저도 빨리 가서 식음 체험을 해보려고 해요. (웃음) 식음체험이나, 라틴 음악 공연처럼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문화들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것 아닐까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요..(웃음) 아마 중남미 문화축제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축제도 다양하고, 수준높은 체험행사가 열린다면 아마 저를 포함한 다른 청소년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거에요.

 

 


     이현지 양의 말처럼 이번 중남미 문화축제에서는 라틴 음악 공연과 더불어 식음 

     체험이 축제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식음 체험에 소개된 메뉴는 중남미 지역의 전통 음식들로, 소프트 타코, 고기 라이스 부리또, 께사디 

     야 등 식사류뿐만 아니라 나쵸칩스, 쌀 음료인 오르챠따 등 디저트 류도 있었고, 특히 께사디야는 직접

     만들어 먹을   있었다. 식음 체험행사는 유료로 진행되었는데, 다양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중남

     미 문화축제의 취지에 맞춰 환경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

     다.  중남미의 맛을 느끼는 동시에 국내 다문화 가정 자녀도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였기 때문

     인지, 식음험은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쌀 음료 오르챠따와 함께 직접 만든 께사디야를 먹고 있는 신지선(42) 씨와 자녀들


    

     께사디야는 전병에 치즈를 채워 고기와 해산물, 야채 등을 함께 구워 만든 치즈 전병요리로, 이번

     식음 체험에서 유일하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었던 요리였다. 그래서였는지, 께사디야는 어린

     이와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다. 청소년들은 전병을 펼쳐 놓고, 그 위에 자신이 원하는 재

     료를, 먹고 싶은 만큼 뿌리면서 께사디야를 만들고 있었다. 서울시 중랑구에서 왔다고 밝힌 신

     지선(42) 씨는 아들 재영, 딸 혜진과 함께 직접 만든 께사디야를 먹으며 웃음꽃을 피우고 

     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 이 가족에게 중남미 음식에 대한 평을 들어보았다.

 

Q.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의 맛은 어떤가요?

 

이름이 께사디야라고 하는데 영양가도 높은 것 같고, 맛도 있어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여기 콩과 양파, 파프리카 등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 있는 데다가 고기까지 있어 한끼 식사 대용으로도 좋을 것 같고, 또 별로 맵지도 않아서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처럼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을 것 같네요. 특히 콩 덕분에 씹을 때마다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일품이고, 편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어서 지금처럼 막 공연을 보고 나왔을때도 금방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이 음식이 알려지면 한국에서도 꽤 많은 인기를 모을 것 같은데요? (웃음)

 

Q. 공연도 보고 왔다고 했는데, 중남미 문화축제를 즐기고 느낀 생각, 자유롭게 한마디 해주세요.

 

가장 좋은 점은 서울의 한복판인 여기 박물관에서 이런 행사가 열려 모두가 편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좋다고 느껴졌어요. 저도 별 어려움 없이 올 수 있었거든요. (웃음) 그리고, 음악 공연도 매우 인상깊었어요. 하지만 제가 제일 좋다고 생각되는 프로그램은 지금 체험하고 있는 식음체험이라고 생각해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중남미 음식의 맛을 알아보고, 또 새로운 맛에 빠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특히 학생들이나, 우리 애들이 좋아하는 것처럼 어린이들이 이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엄마로서 새 간식거리도 생겨서 좋네요. 집에 가서 만드는 법 좀 자세히 봐야겠어요. (웃음)

 

 많은 관람객들, 특히 청소년들이 이번 중남미 문화축제를 통해 수준 높은 공연과 다양한 행사를 즐김으로써 중남미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축제에 참가한 이들 중 중남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청소년들은 앞으로도 자라가면서 중남미와 다양한 분야에서 만나고, 또 소통을 이어나가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문화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함으로써,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세계에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던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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