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난민의 날 6 20, 그리고 난민인권센터

 

 

6월에는 특별한 날이 있다. 바로 6 20일 세계 난민의 날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난민의 날은 2001년부터 국제연합(UN)이 유엔총회특별 결의안을 통해 정해진 날이다. 이 날의 시초는 아프리카 난민의 날인데, 난민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세계 난민의 날로 확장하여 기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난민신청자는 4000여 명을 넘어섰으며 그 중에서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아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은 290명 정도 이다. 또한 중 대부분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출신의 난민 지위 인정자이고 콩고 민주공화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문화 시대, 난민은 숫자는 적지만 한국 사회의 일원임에 분명하다. 난민의 날을 맞아 한국에 있는 난민인권센터 김성인 사무국장과 인터뷰했다.

 

 

 

1. 난민인권센터를 소개해주세요.

 

난민인권센터(NANCEN, 난센)은 억압과 박해의 벽을 넘어 한국으로 찾아 온 난민들에게 법적, 물적 지원을 하는 NGO(비정부기구)입니다. 난민이 한국에 들어오면 법원에 난민 신청을 하게 되는데 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법적 지원을 가장 먼저 합니다. 그리고 3년 정도 걸리는 법원의 난민 신청 과정에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난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활동도 하구요. 직접 난민을 돕는 것 외에 일반 시민들의 난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도 합니다. 시민들 중에는 '한국 사회에 부담을 주는 존재'라는 식으로 난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분이 많은데 실제로는 자국에서 인재였던 사람들이 많아요. 한 예로 자국에서 선생님이었던 분도 계시구요. 그래서 난민인권센터에서는 이러한 분들이 각자 능력을 발휘해서 취업하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한글 교육도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2.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난민이 익숙한 개념은 아닙니다. 정확한 난민의 개념은 무엇이고 우리나라에 있는 난민의 수와 난민 실정은 어떻습니까?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자국에서 차별과 박해를 받아 외국으로 탈출한 사람을 말합니다. 평범한 국가의 국민들은 국가를 통해 보호를 받는데 오히려 자국에서 박해를 받아 국가를 포기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나 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난민에게 있어 우리나라 실정은 별로 좋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난민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난민 신청을 하면 일을 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으며 우리 정부가 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아무런 보호를 해주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일부 선진국은 난민 신청을 하는 동시에 자국민들과 똑같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나라, 그리고 UN 사무총장 반기문의 나라라고 해서 우리나라에 부푼 꿈과 희망을 안고 오지만 막상 와서는 차가운 현실에 부딪혀 희망을 잃는 난민들이 많아요.

 

 

3. 난민인권센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난민인권센터에서 일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무래도 난민 신청을 한 분들이 난민으로서 지위가 인정받는 때인 것 같습니다. 그 순간이 가장 기쁜 순간이기도 하고요. 저는 난민으로서 지위가 인정받는 것은 아기가 태어나는 것과 같다고 느껴요. 인간에게는 욕구의 단계가 있는데 가장 일차적인 욕구가 생존의 욕구에요. 난민들은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생존하는 것이 어려워요. 난민으로서 지위를 인정받는다는 것 자체가 생존의 욕구가 채워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꿈을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국 사회로 들어오지만 바로 다음에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진짜 문제에 부닥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한국 사회에서 난민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 역할을 하는 것이에요.

 

 

4. 2012 5월까지 난민신청자 통계를 보면 신청자는 590명에 달하는데 비해 실제로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30여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난민을 많이 받지 못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법무부, 정보공개청구) 출처: 난센

 

한국 사회의 제도적인 문제로서는 난민인정을 많이 해주게 되면, 그만큼 다른 난민들이 몰려들어올 것이고 그러면 국가에 더욱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자국민들도 보호를 하지 못하는데 난민들까지 책임져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이기도 하구요. 또한 요즘 외국인 혐오증, '제노포비아'와의 연계도 있어요. 사회 문화적으로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이방인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말로는 다문화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마음속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요. 따라서 제도적인 문제와 사회, 문화적인 문제가 함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청소년들이 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큰 도움은 후원을 하는 것이에요. 후원하는 돈은 난민의 자녀들에게 분유 지원을 하거나 병원에 가는 등 중요한 일에 쓰입니다. 꼭 난민인권센터가 아니더라도 민주사회의 일원이라면 자신이 각자 관심있는 분야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우리는 지금 말로는 다문화사회라고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경험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외국인들에 대해 개방적이고 먼저 다가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친구처럼 자주 만나다 보면 실질적으로 다가가는 연습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다양한 가치관을 받아들이기 위한 독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정말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민주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단체를 후원하는 것입니다.

 

6. 난민인권센터에서는 난민을 직접 도와주는 것 외에도 시민교육이나 캠페인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번 6 20일 난민의 날에도 이러한 캠페인이 있나요?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인권센터에서는 6 19일에 포럼을 엽니다. 이번 포럼은 난민들이 직접 나서서 어떤 것을 바라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같은 인간으로서 바라는 내용을 중점으로 진행됩니다. 오후 2시부터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립니다.

 

 

 

난민인권센터: http://www.nancen.org/

 

우리나라의 난민관련 단체는 피난처, 월드비전, 세이브더 칠드런 등 여러 개가 있지만 한국을 찾아온 난민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단체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난민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는다면 난민을 돕는 손길도 언젠가는 늘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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