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an Lupa(나를 잊지마세요)"



2010
년 단기해외자원봉사로 다녀왔던 인도네시아 무함마디아 고아원 아이들이 내가 떠나기 전 울면서 했던 말이다
여성가족부 꿈과 사람속프로그램을 통해 코피온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가게 되었다. 예체능 교육, 미니 올림픽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졌고,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이 많은 아이들은 내가 인도네시아를 떠난 후에도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언제 오냐고 항상 묻고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예쁘게 꾸며서 다시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201112월 그 곳에 다시 방문했다. 아이들이 언제 오냐고 물어보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팠고 내 봉사가 단기에 그치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요즘 해외로 자원봉사로 갈 때 순수하게 봉사를 목적으로 가는 것이 아닌, 하나의 스펙을 쌓기 위해 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스펙을 쌓는 동안 현지인들이 우리로부터 얻는 것이 있을까? 오히려 우리때문에 마음이 여린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고등학생들은 입학사정관제 준비를 위해 스펙을 쌓는 걸 이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떠한 활동에 참여할 때의 순수한 목적이 사라져가는 건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들을 도와준다
? X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O

우리의 관점으로 현지인들을 바라본다면 대부분의 경우 우리보다 가난한 상황에 처해져있기 때문에 그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 그러나 그건 단지 우리의 관점일 수도 있다. 그 곳에서 그들은 평범한 수준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내가 처음 고아원에 방문했을 때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지의 시각으로 그 아이들을 바라보자면, 인도네시아 고아원 아이들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더라도 공동체 안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고 받으며 자라고 있었다.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들의 상황을 모른 채 무조건 도와주기만 한다면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도와준다는 자세보다는 내가 가진 것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그들과 어우러지는 활동을 한다면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단기적인 봉사를 장기적인 봉사로 승화시켜 보자


2010년 코피온 단기 자원봉사를 갔을 때, 한국에서 기부받은 물건들을 가지고 현지에서 바자회를 열었다. 그 수익금으로는 고아원 아이들의 침대시트를 교환해주었고 남은 수익금은 전액 고아원에 기부하였다. ,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은 아이들 방에 인원에 맞춰 두고 왔다.
그리고 201112월 그 곳에 다시 방문했을 때 침대시트는 다시 낡아져있었고, 기부금은 어떻게 쓰였는지 몰랐다. 또, 아이들 방에 놓고 온 선물은 모든 아이들이 공평하게 나누어갖지 못하였다고 한다. 모든 아이들이 그 물건들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벌떼같이 달려들어서 빠르고 힘이 센 아이들은 물건을 다 갖고 나머지 아이들은 못가졌다고 한다. 설령 아이들이 물건을 가졌더라도 다시 갔을 때는 이미 모두 사용해서 학용품이 절실한 상태였다. 2011년 다시 방문한 인도네시아 고아원에 나는 친구들과 명동에서 모금활동을 펼쳐서 얻은 수익금을 기부하였고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하나의 사례지만 직접 다시 방문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해피빈이나 다음 아고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금활동을 하여 전해준다면 현지인들은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봉사 후에는 현지인들과 연락을 하려고 노력해보자
!

대개 아이들은 마음이 여리기 때문에 친해진 후,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봉사자들을 그리워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인도네시아로 봉사를 다녀온 1년 후에 다시 똑같은 곳을 방문했을 때 많은 아이들이 전 팀원들의 사진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고, 나에게 다른 팀원의 안부를 묻곤했다. 하지만 몇몇 팀원들은 인도네시아 아이들과 소식이 끊긴 상태였고,  아이들은 그들을 많이 그리워하여서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아이들과 편지, 이메일, 페이스북같은 경로로 안부라도 묻고 계속 연락을 한다면 아이들에게 기쁨이 될 것임은 물론, 차후 장기적인 봉사로 가는 데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단기해외자원봉사. 말은 봉사이지만 실제로 경험을 해보면 우리가 그들에게 주는 것보다 그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 더 많다고 느낄 때가 많다. 우리가 받은만큼 그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우리가 조금만 시간을 내서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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